Tuesday, 27 October 2009

A&E (Accident & Emergency)

동생이 아침에 급하게 응급실에 가는 바람에
내가 성인이 되고는 처음으로 응급실에 가보게 되었다.
사고 후의 첫 지점인만큼 정말 다양한 환자들과
상황들을 접할 수 있었다.
...취객에서부터 신종인플루엔자 A의 증상을 보이는
아동들까지 정말 각양각색의 증상들을 보게 되었다...

동생이 신경안정제에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앞에 누워계신 할아버지와 할어머니의 상황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전에 결제를 하고 오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조금 의아해했다. 순간적으로 내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영국에 오래 있었는지,
병원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결제(!)를 하는 모습이 참 낯설었다.  

영국은 NHS(National Health Service)로 의료 서비스를
국가에서 부담함으로 거의 모든 의료비가 면제이다.
( 치과 진료들은 유료인 경우가 많음 그리고
사립 의료 서비스도 물론 공존하다. )
물론 이 면제의 조건은 공공 서비스의 해택
(who has recourse to public fund)을 받은 수 있는 자격에
한 하는 것이다. 영국의 의료 서비스를 남용하는
'의료 진료 쇼핑 (medical shopping)'을 하고 가는 외국인들
e.g. 출장인들 등, 종종 속출해서 제도의 헛점을 꼬집기도 한다.

앞서 말한 할아버지께서 아침 산책 중에 길에서 넘어지시면서
골반뼈에 금이 가서 정형외과 의사는 수술을 하지 않으시면
거동이 힘들거라서며 수술 결정을 상의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누차 괜찮다면서 그냥 쉬면 된다고 하시고, 할머니는
믿지 못 하겠다는 표정을 지으시자 엑스레이를 보러 가시는 것 같았다.
돌아오신 후에 정형외과 의사와 금이 간 것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더 하시는데도 할아버지의 첫 말씀은 '수술비가 얼마나 든데요?'
라고 하자 의사는 자기는 모른다면서 나는 치료하는 사람이라면서
한 돈백 들겠지요라며 그냥 지나가는 말로 답을 했다.
의사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두분을 놓고 결정을 못 하시겠거든
아드님께 연락하시고 알려달라면서 자리를 떠났다.
아들과 딸한테 연락을 하신 후에도 결정을 내리시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3자인 나도 안타까웠다.

이 상황을 보면서 정말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데 몸이 걱정되는
것에 앞서 그 비용을 먼저 걱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탑까웠고,
그 순간 스치던 수많은 보험사들의 익속 차릴 수 밖게 없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했다. 두 국가의 다른 의료제도를 비판하거나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상황이었다.
                             분배 vs. 성장  /  질 vs. 양  /  공익 vs. 사익
그래도 나는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가 공익의 목적으로 최적의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기본적인', '최적'과 '분배'의 
정의가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보험제도를 통해서 
그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서민들에게 의료비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돈과도 바꿀 수 없는 건강을 돈과 저울질 하는
현실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일어난 동생을 데리고
약간은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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